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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음주문화] 일본 / 이데도시히로
 
   
 
관리자 | 2006.10.09
◆ 꽃놀이 연회

일본인도 한국인도 술을 좋아하고, 무엇보다도 모여서 연회를 벌이고 싶어 하는 것은 똑같다. 만약 내일부터 금주법이 시행된다면 동경과 서울의 거리는 유령도시처럼 되어 버릴 것이 틀림없다. 한국에는 없는 일본의 음주문화를 알려면 4월 초순경의 동경 밤거리를 걸어보면 좋을 것이다. 만개한 벚꽃 아래에서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시고, 남자, 여자, 노인, 젊은이 할 것 없이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거기에서는 ‘소극적이고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는 일본인’ 이라고 하는 말과는 확실히 다른 일본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광적인 행동은 왜일까? 그것은 일본인 자신도 잘 모르고 있다. 긴 겨울이 끝나고 봄을 맞은 기쁨이 폭발해서일까? 그렇지 않으면 벚꽃이 그토록 아름다워서일까?

◆ 술을 마시는 이유

사계절의 아름다운 자연을 ‘화조풍월’(花鳥風月)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그것은 예술적인 감각을 불러일으켜 시를 읊고 노래를 부르게 되는 정도가 아닌, 술을 마시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여서 일본인은 때때로 술을 마신다.

현대 일본의 연회습관은 학생시대의 연중행사에서 유래되었다. 학생들의 연회를 콤파라고 하는데 이는 영어의 company에서 유래되었고, 한 무리로 모여 회비를 내 주연을 벌인다.  봄의 ‘신입생 환영콤파’, 여름의 ‘휴가 시작’, 가을의 ‘학원제 시작’, 겨울의 ‘망년회’, 그리고 ‘졸업생 송별콤파’ 등이 있고, 그 밖에도 다른 학교와 시합을 할 때 승리 축하회와 위로회, 이성과의 만남을 위한 ‘합동콤파’ 등도 성행하고 있다.  마시는 장소는 ‘거주옥’(居酒屋)이라고 불리는 저렴하고 깨끗한 가게가 많이 성행하고 있다.

회사에 취직해서도 마찬가지다.  회사의 공식행사로 환영회, 송별회와 망년회가 있고, 또한 모두가 온천에 가서 즐기는 위안여행도 빠지지 않는다.  이들의 경비는 회사가 부담하는 경우가 있고, 강제로 각자에게 부담시키는 경우도 있다.  회사의 부(部)나 과(課) 단위로 마시거나 입사동기들끼리 마시는 동기회 등 마시는 기회는 무한히 많다.

◆ 술값 계산

일본의 독특한 분할 계산도 학생 때 관습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술값은 기본적으로 참석한 사람의 수대로 나누어서 계산한다.  예를 들어 10인이 마셔서 3만 엔이 나오면 적게 마시거나 많이 마시는 것과 상관없이 3천 엔씩 나누어 내는 것이다.  구미의 dutch share라는 것이 자기가 마신 것만 내는 것과는 조금은 다른 일본만의 문화가 아닐까. 그것은 학생 시절에는 출신 계급에 관계없이 대등하다는 의식이 있어서 술좌석에서의 술값 지불을 자기가 했는지 아닌지로 정신적인 대차관계를 서로에게 남기고 싶지 않은 기분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술좌석에서는 무례강이라고 해서 상하관계 구분 없이 마시는 것도 일본적이다. 시중들어 주는 예의작법 등이 아니라 오히려 젊은 사람을 떠받들어 마시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전 시대까지 농촌지역에서는 ‘기합’(寄合)이라고 하는 것이 있었는데, 이는 관혼상제와 농사작업의 순서를 협의하는 것이었다.  ‘기합’은 회의였지만 회의 후에는 꼭 연회가 있었고, 다함께 술을 마심으로써 단결심을 높이는 것이었다.  노동력의 중심이 되는 젊은이가 주역이 되었던 것으로 보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이러한 음주문화는 대륙의 북방계가 아닌 태평양의 남방계 문화의 영향일 것이다).

비즈니스 거래선을 접대하거나, 때로는 사내 사람만 회사 돈으로 술을 마시는 ‘예용접대’(禮用接待)는 요즘 불황으로 상당히 감소하고 있다.  연간 70조 엔의 접대비는 경기가 좋을 때는 ‘제2의 급여’라고 불리거나, 소송 사회인 미국에서의 재판 비용에 맞먹는 ‘사회 윤활 비용’이라고 말하여지기도 하였지만, 새로운 경제원칙이 된 ‘global standard'앞에서는 이미 오래된 인습으로 쇠퇴하고 있을 뿐이다.

◆ 규제의 완화와 강화

주류의 기본법인 주세법이 큰 변혁의 물결에 흔들리고 있다. 술을 많은 종류로 분류해서 주세 격차에 의한 수급조정을 하던 역사가 부정되는 등 자유화는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주와 위스키 등 증류주의 세율이 같은 수준이 되었고, 맥주의 제조면허도 개방되었다.  전쟁 전부터 판매면허제가 시장개입을 배제한다고 하는 실질적인 의미를 사장시켰다.  경제적인 규제가 완화되는 것과 반비례해서 사회적인 규제는 차츰 강화되고 있다.  고등학생이 콤파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는 한편, 만취해서 걷는다거나 하는 사람에게 던져지는 비난의 눈길은 엄해지고 있다.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와 여성의 알코올 의존병 증가는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주류광고에는 ‘음주는 20세 이상부터’라고 하는 메시지가 필요하게 되고, TV에서는 방영시간이 규제되고 있다.

◆ 건전음주란?

강한 도수의 술을 많이 마시면 하얀 얼굴이 빨갛게 변한다.  이는 Mongolian flash라고 해서 동양계 인종 특유의 변화이다.  Mongolian은 간장에 있는 알코올 분해효소의 수가 다른 인종에 비해 1항(桁) 적다. 결국 ‘술에 약하다’는 것이다.  지금 일본 음주문화의 하나로 자리잡은 ‘미즈와리’(술에 물을 타 마시는 법)도 hard liquor를 straight로 마실 체력이 없는 것을 커버하기 위해서 생겨났다.  일본과 한국은 인구는 조밀하고 경제적 경쟁이 격렬하다.  회사의 근무가 끝나 한숨 돌리고 나서 새로운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긴장을 푸는 것이야 말로 지금까지 국가의 부를 강화시키는 원동력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술은 백약의 장‘ 이라고도 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원기의 원천‘이라고도 한다.

건전음주라는 것은 자기의 건강을 해치거나 다른 사람에게 나쁜 기분을 주는 것이 아니라 유쾌하게 술을 마시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건전하지 않은 음주라는 것은 자기를 과신하고 착각하여 나온 결과일 것이다.  건전음주는 ‘술에는 강하고 술은 좋다’는 자각에서 시작되는 듯하다.

[출처 : 알코올백과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