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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음주문화] 네덜란드 / 조성기
 
   
 
관리자 | 2006.10.09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인 하이네켄이 네덜란드 회사의 생산품임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특히 하이네켄 사의 제품 중 유명한 것은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고 맛이 깨끗한 황금빛의 라거 또는 필스 맥주이다. 또한 하이네켄 사가 생산하는 반 볼렌호벤 스타우트는 과일향이 첨가된 스타우트 맥주로 '검은 진주'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동호인들을 많이 갖고 있다. 그 이외의 증류주나 와인을 다양하고 풍부하게 보유한 네덜란드에서 남녀노소가 일상적으로 술을 즐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 술과 약물의 천국, 네덜란드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은 술과 마약의 천국으로 유명하다. 유명한 철학자 카뮈가 암스테르담을 “인류의 종말을 예언하는 도시”라고 하였다는바 필자는 사실 그 의견에 반대한다. 그 이유는 암스테르담의 사람들에게 무모하게 행동하는 듯 하지만 잘 따져보면 절제의 미덕을 동시에 가진 사람들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특히 네덜란드의 음주 문제 해결철학이 '위험 최소화론'(Harm Reduction Approach)인 것을 알게 되면 네덜란드가 술 문제에 대해 자동해결장치를 가지고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위험최소화론은 술을 마시는 것 자체를 문제시 삼지 않고 술로 인한 문제만을 문제로 삼자는 것이다. 얼핏 위험최소화론이 술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인 것처럼 보이지만 잘 살펴보면 알코올 문제에 대해 오히려 광범위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위험최소화론은 술 문제를 제거하기 위해 각종 정책, 음주환경 변화, 예방 및 치료대책의 설정 및 실행 등에 포괄적인 관심을 가진다. 가끔 위험최소화론자들은 “그렇다고 청소년이나 중독자도 금주가 아니라 책임음주를 하란 말인가”라는 항변을 받기도 한다. 한편 “어른들은 마시는데 우리는 왜 못 마셔요?”하고 반항하는 청소년들이나 '한잔 마시는 것 자체가 죄스러운 알코올중독자'들에게 구원의 목소리가 되기도 하는 고단수 논리이기도 하다.

◆ 네덜란드인들의 술의 역사

네덜란드의 1인당 음주량이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할 때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지만 네덜란드 역사 속에서 술은 상당히 중요하다. 네덜란드인들의 음주량은 이수의 독일, 벨기에, 룩셈부르크와 남부유럽 국가들 보다는 적고, 노르웨이와 스웨덴 같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보다는 많다.

그렇지만 네덜란드인들은 청탁불문하고 마신다. 다시 말하면 맥주, 와인, 증류주를 특별히 가리지 않고 걸리는 대로 마신다. 음주에 대한 규범과 태도도 마찬가지다. 다른 서양 국가들과는 달리 음주행위에 대해 특정한 규범이 없다. 다시 말하면 네덜란드인들은 다양한 음주습성과 규범을 가지고 있으며, 음주습관과 규범은 역사적으로 많이 변해 왔다. 예를 들면 전에는 절주운동이 영향력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약화되었다.

네덜란드에서는 수세기 동안 알코올을 상음해 왔다. 중세 때까지 와인은 과실로 제조되었고, 맥주는 보리와 꿀로 만들었다. 그리고 알코올 함량이 적었었다. 보관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와인과 맥주는 특정한 계절에만 마실 수 있었다. 그러다가 1200년경 이후로 증류주가 제조되었고, 그 이후 연중 술을 마실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술값이 매우 비싸서 많이 마시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노간주나무의 열매로 만든 제네바(진)가 1600년대 후반에 최초로 만들어졌으며, 1700년대 후반에는 토마토와 사탕무우로 만든 브랜디가 생산되었다. 고도주가 경제적으로 일반화되어 상음을 하게 된 것은 그 이후였다.  1880년대 경에 알코올 음용량이 1인당 7리터로 증가되었다.  당시 사람들은 독한 진과 맥주를 가장 잘 마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절주운동기의 활동

알코올을 많이 마셨을 때 술 문제를 낳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므로 음주가 경제적으로 가능해진 후 절주운동이 어디서나 시작된다.  네덜란드에서도 절주운동은 예외가 아니었다.  네덜란드의 절주운동은 1800년대 전반부에 가장 적극적으로 발생하였다.  주요 운동방식은 홍보출판 사업을 통해 사람들을 변화시키려는 것이다.  당시 '공공복지협회'에서는 1804년에 무분별한 음주에 대한 경고를 위해 『해장술』(The Morning Drink)이라는 책을 펴냈으며, 관련 자료들이 계속해서 출간되었다.  1842년에는 '증류주 철폐협회'가 창설되었으나, 술의 음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술 애호가들이 늘어나게 되자 1880년경부터 절주운동의 회원수가 줄어들었다.  그런대도 1800년대 말부터 1차 세계대전 때까지는 강하고 적극적인 절주운동이 재개되었다.  독한 증류주에 대한 폐지 여부가 강력히 논의되었다.  미국의 금주법과는 달리 네덜란드에서는 술 전체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절주주의자들은 주로 기독교도들이었는데 동시에 사회주의운동이 적극적으로 전개되었다. 

그들의 논리는 알코올을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간주한 것이었다.  당시 절주주의자들은 성공적으로 주장을 해내었으며, 정치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자 1900년대 초반에 1인당 알코올 음용량이 급격히 감소하였고, 알코올중독자들을 위한 건강센터도 설립되었다.  그렇지만 이 시기 이후 절주운동은 점진적으로 줄어들다가 나중에는 급격히 쇠퇴하였다.

◆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음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

네덜란드의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뚜렷하게 증가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일이었다.  특히 1960년부터 1975년까지 증가 추세가 뚜렷하였다.  당시 WHO에 조사정보를 제출한 것을 보면 모든 국가들 중에 네덜란드가 가장 급격히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1960년에 인당 2.5리터였는데, 1975년에는 8.6리터로 3배 이상 크게 증가하였다.  그 후 1975년부터는 정체 추세가 완연하게 나타난다.  네덜란드인의 음주량이 늘어난 데에는 여가의 증대, 소득의 증대, 이웃나라의 음주량을 따라잡는 경향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캘빈주의 금욕적 태도도 음주량의 폭발적 증가를 막지는 못했다.

네덜란드인들은 어디서 술을 마시는가? 자료를 보면 1940년까지 네덜란드인들이 술을 가장 많이 마신 곳은 술집(pubs)이었다. 그런데 일상적이 일은 아니었지만 1980년경에는 직장과 학교에서까지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생겼다.  알코올의 소비에 대한 네덜란드인들의 태도는 소비량의 증가에 따라 변화를 거듭해 가고 있는 것이다.

◆  음주행태와 태도, 규범

1958년 이후 네덜란드에서 알코올의 소비에 대한 중요한 조사가 수차례 실시되었다.  이 조사결과를 보면 음주자들과 금주자들의 비율 간에 큰 변화가 없었다.  20년 이상 전 인구의 80%가 마신다는 통계가 그다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알코올 소비량은 변화가 컸다.  술 소비량은 전체적으로 또는 세부집단에서 증가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즉, 평균적인 음주자들의 하루 음주량이 전보다 훨씬 많아 졌으며, 여성과 청소년의 음주량의 증가세는 아주 뚜렷하다. 

1958년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끔 마시거나 적은 양을 마셨다.  그렇지만 1984년에는 적정음주(Moderate Drinking)는 우연한 것이며, 집에서 거의 매일 술 마시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남부 네덜란드의 젊은층은 과음을 통상적으로 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특히 주말의 과음은 유명하다. 전체 네덜란드 술 소비량의 절반쯤은 맥주다.  25% 정도는 증류주를 마시고, 와인의 소비량이 가장적다.  남성들은 맥주와 진과 기타 증류주를 더 마시고, 여성은 와인을 더 잘 마신다.  지역에 따라 음료의 유형도 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네덜란드의 최남단에 있는 림버그(Limberg)에서는 서부의 대도시에서보다 맥주를 더 잘 마신다.  그리고 진과 기타 증류주 등 독한 술은 도시 사람들과 남성들이 더 잘 마신다.

여러 가지 조사결과를 종합해 보면 네덜란드인들의 알코올 소비에 대한 태도가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네덜란드인들은 마시지 않는 것을 원칙적으로 선호하면서도 자주 만취하거나 술 취해 비틀거리는 것에 대해 허용적 태도를 보이게 된 것이 그것이다.  1980년과 1981년 사이에 로테르담과 림버그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20년 전에 비해 가족구성원이 가끔 술 취해 비틀거리는 것에 대해 덜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술에 대한 태도에 대해 지역적인 격차가 나타나는 것은 큰 차이가 없다.  로테르담의 주민들은 림버그 주민들보다 음주에 대해 보다 허용적인 바 이는 종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로테르담에는 전통적으로 캘빈주의의 전통이 남아 있으며 림버그에는 가톨릭이 더 많다.  즉, 가톨릭의 경우 보다 더 허용적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보다 더 허용적이고 무차별적이 되었지만 지역별, 성별, 연령별 차이는 여전하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남성은 여성보다 더 허용적이며 청년층은 노년층에 비해 보다 허용적이다.

음주에 대한 태도는 또한 정부가 알코올의 소비를 제한하는 법안을 어떻게 정하는가에 대한 태도로도 구현된다. 15개 유럽 국가들의 알코올 법안의 수를 살펴보면 네덜란드는 알코올에 대한 통제가 적은 국가로 분류된다.  네덜란드는 알코올로 소비를 제한하는 법안에 대해 어떠한 방향성도 가지고 있지 않다.  제한적인 법규의 제정에 대해 찬성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반대하는 부류도 있다.  물론 명확한 의견을 가지고 있지 않은 부류도 있다.

◆ 성별, 연령별 음주습관

다른 나라처럼 네덜란드도 여성보다 남성이 술을 많이 마신다. 오늘날 네덜란드 남성 성인의 90%가 술을 마시고 있고, 여성 성인은 76%가 술을 마신다.  전통적으로 네덜란드인들도 남성이 더 자주 마시며 여성보다 한 번에 마시는 음주량이 더 많다.  그렇지만 여성의 음주량은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른 것이 특징이다.  또한 청소년들의 음주도 급격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11살에서 18살까지의 청소년 중 25%만이 아직 술을 마시지 않을 뿐이다.  즉, 75%에 달하는, 술 마시는 청소년들의 음주량은 1960년대 이래로 평균 이상의 증가 추세를 계속적으로 나타내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네덜란드의 여성들 중 과음자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건강까지 잃게 되는 여성 문제음주자의 수는 아주 적다.  남성 문제 음주자는 여성보다 4배쯤 된다.  그러한 이유는 여성은 과음을 하는 것이 문제라는 강력한 사회규범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성들 사이의 문제음주는 명백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19세 미만이고 미국은 21세인 법적 음주연령이 네덜란드의 경우 16세로 아주 낮아 특징적이다.  또한 젊은 층의 음주 패턴은 성인층의 음주 패턴과는 아주 다르다.

즉, ①또래들과 마신다. ②자주 마시지는 않으며 주말에 집중적으로 마시고, 가끔 집밖에서나 공공음주장소에서 마신다. ③적당히 마시거나 평균 이하로 마시지만 특별한 때에 많은 양을 마시는 특징이 있다.

특히 25세 이하의 음주자들은 정기적으로 과음을 한다.  자주 마시는 것보다는 마셨다 하면 많은 양을 마시는 특징을 가진다.  성인들처럼 젊은층들도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자주 마시며 주량도 많다.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청소년들의 음주습관에서의 성별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16세와 17세의 남성과 여성 간 차이가 더욱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이웃나라와 비교해 보면 네덜란드 젊은이의 음주량이 그다지 많은 것도 아니고 습관도 유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술과 마약의 천국이지만 적당한 양을 마시고, 책임 있는 음주습관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닌가? 특히 이웃 벨기에의 청년들과 비교해 보면 음주하는 수도 적고 마시는 양도 적다.

◆ 종교, 산업, 이민들의 음주습관

네덜란드와 같이 작은 나라에서 음주습관이 지역별로 다르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다.  지역별 음주습관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중요한 요인은 바로 종교다.  또 한 가지 요인이 있다면 도시화다.  질랜드(Zeeland)를 제외한 남부 네덜란드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산다.  한편 질랜드와 프리스랜드(Friesland)사람들은 평균 이하로 마신다.  즉, 공중이 많이 가는 술집이 많은 곳에는 로마가톨릭교가 많이 살고 신교도는 적게 산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스트레스를 낳고 독주를 빨리 마시게 했다는 것은 일반화된 정설이다.  또한 육체노동자들의 음주량이 상대적으로 사무직보다 많다.  이러한 것은 네덜란드의 육체노동자가 20~50세의 남성이라는 것을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어느 나라든 그 나이대의 남성들이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은 유사하다.

또한 특정 직업군에서 과음이 많은 것 또한 두드러진다.  건설, 운송,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마신다.  은행, 보험업과 영업직의 경우 일과 관련된 음주 빈도가 아주 높다.  아파서 술을 못 마시는 사람들이 과음자들 중에 많이 나타나는 것은 네덜란드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소수민족이 여럿이 있다.  초기 식민 과정에서 남미의 수리남과 엔틸리스 열도에서 온 사람들이 살고 있고 터키와 모로코에서 온 사람들도 있다.  이들에 대한 자료는 별로 없지만 음주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도 외부로부터 온 소수민족들이 네덜란드 사회에 안착을 못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더욱이 문제는 이들 소수민족들은 일반 건강관리체계에서 배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통 네덜란드 사회와의 의사소통도 문제가 되지만 알코올 문제에 대한 인식 또한 낮다는 것도 문제의 심각도를 더해주는 요인이 된다.  터키와 모로코에서 온 소수민족들은 이슬람교도들이다.  이슬람의 계율이 금주인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네덜란드 내에 살고 있는 이들은 부분적이지만 알코올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 일반 남성보다 비율은 낮지만 문제음주자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2세들, 즉 청소년들과 젊은층은 일반 네덜란드인과 유사한 음주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음주문화의 통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민 2세대의 청소년들은 부모가 자라온 문화와 현재 살고 있는 네덜란드 문화와의 문화갈등, 이중 언어, 실업, 교육 문제 등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  그중 가장 뚜렷한 문제는 알코올, 마약 도박 등 중독 문제이다.

◆ 네덜란드 음주문화와 청소년 음주 문제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네덜란드에서도 술은 전체 국민에게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음료이자 동시에 향정신성 물질이다.  네덜란드인의 음주량은 급격히 증가하다 1985년 이후 정체되고 있지만 그야말로 없어서는 안될 만큼 일상생활에서 친화력이 강하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네덜란드인은 술 없이는 못사는 사람들이라고 할 만큼 술을 애호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  술 없는 네덜란드는 아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네덜란드는 언제 어디서 얼마만큼 마시는가에 제약이 없는 아주 자유로운 음주규범을 갖고 있다.  이는 음주장소가 통제되고 취하면 술을 안 주는 미국 술집에 가 본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집, 대중 술집, 청소년센터, 사회센터뿐만 아니라 사무실, 경기장 등에서도 술을 마신다.  그러므로 청소년들까지 일상에서 술과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 네덜란드다.

그러니 네덜란드의 청소년들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술을 마셨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조사결과를 보면 10세 어린이의 42%가 적어도 한 번 이상 술을 마신 것으로 나타난다.  11살쯤 되면 네덜란드의 어린이들은 부모가 함께 집에서 술을 마신 경험을 가지게 된다. 이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 그리고 다른 국가 등과는 아주 다른 양상이다.  가정에서 청소년이 부모와 함께 술을 마신다는 것은 사회 전체가 술을 거리낌 없이 마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집에서 청소년이 그다지 많이 마시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이 어른들처럼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게 되는 것은 법적 연령인 15세나 16세에 가깝게 되어서부터이다.  사실 음주 시작 연령은 모든 유럽 국가들과 비슷하다.  지금은 아니지만 전에는 북구 국가들과 아일랜드 등의 국가들의 사람들은 술을 다른 국가보다는 뒤늦게 마시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조기음주는 이미 전 유럽에 만연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도 15세가 될 때까지 청소년들의 음주행위는 부모들이 술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보이는가에 달려 있다.  한편 14세 청소년의 15%는 적어도 한번 만취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17세의 경우에는 그것이 61%로 증가한다.  15세가 되면 청소년들은 행동반경을 넓히고, 대중술집에 가끔 가며, 어른들의 음주습관과 유사한 행태를 보이게 된다.  그 이후의 음주 습관은 친구들의 태도에 좌우된다. 또래들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사교 장소에서 음주가 일반화되면서 술은 점차 네덜란드인들의 삶에서 중요해져 간다.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는 습관은 남부 네덜란드와 소도시의 청소년과 대학생들 사이에 가장 일반적인 것이다.  남부 소도시의 젊은 남성들은 음주가 남성의 지위를 상징하는 중요한 일이 되고 있다.  물론 가끔 과음을 하게 되는데 그것도 그러한 상징을 의미하는 것으로 과시된다.  집단의 음주 압력과 또래의 압력은 젊은층의 음주자들에게 매우 강력한 것이다.  이들은 앉은 자리에서 1시간에 5잔 이상 마시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라고 한다.

◆ 네덜란드의 알코올 문제 예방교육

1985년 이후부터 네덜란드의 초등학교와 중등학교는 음주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음주 문제와 흡연 문제는 일반적인 교육과목이며 고등학교에서는 마약도 같이 다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는 알코올에 대한 정보와 규범, 태도, 음주행동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또한 또래 압력을 피하는 사회기술 훈련도 하며 역할극을 하며 실습을 하기도 한다.

교육의 목적은 청소년의 음주행위를 막으려는 것이 아니다. 이미 83%의 성인이 음주를 하고 있으며 음주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오히려 네덜란드인들은 금주주의자들이 유치하거나 비현실적인 집단이라고 치부한다.  즉, 청소년 음주교육의 목적은 금주가 아니라 적당히 마시게 하고 무엇보다도 책임 있는 음주를 하게 하는 데 있다.

청소년 음주교육의 중요한 주제는 음주운전 문제이다.  네덜란드에서는 18세가 되면 운전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음주운전 사고의 거의 50%이상이 25세 이하의 청년들이 저지른 것이다. 최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주운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음주운전자에 대한 벌칙 강화, 교육, 중독 재발에 대한 치료 등에 나서고 있다.  학교교육과 함께, 대중매체를 통한 캠페인도 실시하고 있는데, 홍보의 초점은 바로 이들 20~30세 사이의 청년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 허용적 음주문화와 정부의 알코올 정책

술은 수세기 동안 네덜란드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온 일상적인 음료이다.  1960년대 이후 1인당 음주량이 거의 3배 정도가 늘었으니 그 증가세는 놀랄 만한 수준이다.  그 증가세가 안정되면서 술은 네덜란드 사회에 필요 불가결한 존재가 되었다.  평균 음주량은 최근에는 이웃나라들과 유사한 수준이 되어 가고 있다.  네덜란드인은 독주인 진을 20세기 초반에 많이 마셨지만 요즘은 맥주와 와인도 많이 마시고 있다.  음주규범과 태도는 변해 가고 있다.  그런데 네덜란드는 오히려 엄격하게 규제하는 것에 대해 반대를 하는 입장이다.  남성과 여성은 모두 전보다 많이 마시고 있다.  네덜란드인들이 음주에 대해 허용적으로 변해 가고 있는 것은 종교와도 관계가 있다.  그렇지만 종교의 영향력도 점차 약화되고 있다.  한편 네덜란드의 음주량 증가는 문화적,경제적,사회적 영향 때문이고, 음주량이 정체되고 있고 약간이나마 감소세를 보인 것은 정부의 알코올 정책으로 인한 것이다.  정부의 알코올 통제정책은 1980년 이후 보다 강화되고 있다.  알코올 문제 예방활동이 개발되고 시도되고 있는 것이 그것과 관계가 있다.  전국적으로 대중매체를 활용한 캠페인과 학교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벌칙이 강화되었고 술이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축구경기장 등에서 술 판매가 금지되었다.

긍정적인 발전이 이루어진 것은 저알코올 맥주와 비알코올 맥주의 개발이다.  이러한 맥주가 일반적으로 음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술을 안 마셔야 하는 상황에서 활용도가 늘어나고 있다.  그렇지만 저알코올 맥주의 개발과는 반대로 젊은 층들은 리큐르와 증류주를 마시는 풍조가 생겼다.  주류산업은 청년층의 증류주 소비를 촉진시키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였는데 대체로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청년층의 음주습관뿐만 아니라 여성 음주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성 음주에 대해 자료가 많지 않아 구체적인 것을 파악하기는 어려웠지만 문제음주자 열 명중 한 명은 여성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앞으로는 문제가 더욱 야기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이민자 2세대의 문제이다. "술 없이 못하는 네덜란드인들이 증가하는 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서 술을 즐길 것인가?"를 관찰하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출처 : 알코올백과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