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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음주문화] 캐나다 / 조성기
 
   
 
관리자 | 2006.10.11
◆ 캐나다의 음주사

유럽인들이 캐나다로 이주해 오기 전에 캐나다의 원주민들은 술을 안 마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인들은 물물교환을 할 때 모피를 받고 원주민들에게는 브랜디와 럼을 주었다. 처음에는 양쪽이 똑같이 몸을 따스하게 해주는 것을 주고받았는데 한편은 오래 마시면 다시 몸이 추워지는 손해를 보았다.  처음부터 원주민들은 과음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도 알코올 문제가 가장 많은 집단 중의 하나가 되어 있다.

18세기 중반부터 술은 정부 재원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였다.  원주민이 최초의 과음자였지만 당시에 육체노동을 많이 하였던 광부, 철도노동자, 나무꾼 등이 과음을 하고 주세를 많이 낸 사람들이었다.  초기 캐나다인들이 술을 마신 장소는 술집, 길가의 여관 등이었다.  교회도 음주에 대해서는 허용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 소비량은 요즈음보다 25~30%가 높은 수치였다.

19세기 초에 캐나다도 당시 세계적으로 진행된 금주운동에서 예외적이지 않았다.  정부는 금주를 주장했는데, 그 이유는 알코올이 도덕적 타락과 모든 사회문제의 원인이라는 생각에 동의했기 때문이었다.  주로 중간 계급의 사람들, 앵글로 색슨 인종들, 신교 근본주의자들, 농촌 사람들이 금주운동을 지지하였다.  캐나다인들도 처음에는 음주를 금지하면 모든 도덕적 타락이 사라질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금주운동이 가장 많이 호응을 얻은 곳은 가톨릭교회가 완전 금주가 아닌 적정음주를 주장한 ‘퀘벡’ 지역이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음주자는 물론이고 술 판매자와 유통업자들이 반대를 했지만 1907년 금주법이 공식적으로 통과되었다.  그런데 캐나다의 금주법은 아주 단명으로 끝났다.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음주가 멈추지를 않았고 밀주 유통시장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사라질 줄 알았던 빈곤, 범죄, 질병과 다른 비참한 상황들이 여전했으므로 현명한 캐나다인들은 사회악의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 캐나다인의 음주

캐나다는 춥다.  추운 지방에서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은 어떠한 역사적, 문화적 이유를 대는 설명보다 설득력이 있다.  캐나다인이 여가를 보내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어떤 것일까?

조사된 바에 의하면 “친구와 TV로 야구나 하키 경기를 보며 맥주를 마시는 것”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자연적 조건도 그렇지만 술을 뺀 캐나다인의 사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캐나다인의 음주 실력은 선진국의 중간 정도 인데, 15세 이상 전인구를 대상으로 ‘작년도에 적어도 한 잔 이상 마신 사람’이 조사 결과 72%였다. 1인당 평균 순알콜 소비량은 9.5리터, 주류 판매액은 104억 달러로 인구수가 상대적으로 월등한 미국의 84억 달러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그 음주량은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인보다는 상당히 많은 수준이다.

캐나다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은 일단 캐나다의 깨끗함에 반하게 된다.  그러나 토론토의 길거리에서는 옹기종기 모여, 그야말로 하루 종일 앉아서 노닥거리는 젊은이들(Street youth)을 빈번히 볼 수 있게 된다.

그들은 알코올과 담배는 물론 마약에도 손을 댄다.  소위 길거리 청소년들의 알코올과 약물 중독 문제가 예외 없이 심각하게 거론되는 곳이 또한 캐나다이다.  ‘깨끗함과 더러움이 공존하는 곳’이 캐나다라고 평가한다면 과한가? 토론토 최고의 알코올 및 약물 문제 연구기관인 중독연구재단(Addiction Research Foundation)의 룸(Room. R.) 박사는 “현대의 모든 사회에서 약물 문제가 증가하고 있으며 캐나다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 최근의 음주 동향

금주라는 ‘큰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자 만취자, 중독자, 술로 인한 사망자들이 속속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캐나다도 1960년대까지는 관련된 조사자료가 매우 빈약하다.  갤럽의 조사결과 1950년대에는 음주자 비율이 계속 늘어났다.  그 이후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1980년대에 들어서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1978년 이후 전국적인 음주조사 기관이 세 곳이나 생겨났다.  캐나다는 ‘전해에 적어도 한 잔 이상 마신 사람’을 측정하는 기준을 선택했는데, 15세 이상의 음주인구는 1978년 82%에서 1994년 72%로 줄어드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한 달에 적어도 1회 이상 마신 ‘빈번한 음주자’도 같은 기간 중에 줄고 있으며, 한 달에 한번 이하 마시는 음주자는 늘었다.

전국적인 전화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음주자의 3/4이 1주에 한 번 이상 마시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이하가 25%이고, 38%는 1주일에 세 번 이상 마신다.  11%는 1주에 4회 이상이나 마신다.

음주자 평균을 보면 1주일에 평균 3.7잔을 마시고 있다.  대체로 음주자의 절반쯤은 한 번 마실 때 다섯 잔에 가까운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좋아하는 술은 맥주, 증류주, 와인의 순이다.  1990년의 맥주 판매량이 50억 달러로 미국의 42억 달러에 비해 많은 수준이고, 증류주가 31억 달러, 와인이 17억 달러 수준이다.  음주자들은 술집에서 마시고, 파티, 결혼식 등 사회적 모임에서도 마신다.  주로 저녁 때 많이 마시며, 집이나 점심시간, 스포츠를 할 때는 덜 마신다.  캐나다도 술집에서 취객은 대접을 받지 못한다.  만취한 손님에게 술을 주지 않을 권리가 바텐더에게 주어지는 곳이 캐나다인 것이다.  캐나다인은 혼자서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친구, 부부, 연인, 가족, 친척 등의 순으로 함께 마시는데, 60%쯤은 부인이나, 연인, 30% 정도는 가족과 친척, 10% 정도가 직장 동료와 마신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친구나 직장 동료와 주로 마시는 것과 비교하면 가정적이고 개인적인 음주를 많이 하고 있다.

음주에 대한 태도는 상당히 허용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당한 음주에 대해 수용적이며, 만취해도 좋다는 사람이 10명 중에 2명은 된다. 여성의 음주에 대해서도 거리낌이 없다.

캐나다에서 파티나 사교 모임에서 술 마시는 여성을 보는 것은 아주 당연한 광경이다.  그러나 작업 중 음주에는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점심시간에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조사해 보면, 주로 맥주를 마시지만 점심시간 음주도 상당수 된다.

◆ 음주 문제

캐나다인들도 술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문제들로 고통을 받는다.  캐나다인의 41%가 “과거에 술로 인해 어떠한 형태이든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하며, 11%는 “과거 1년 간 술로 인해 한 가지 이상의 피해를 보았다”고 한다.  12%정도는 “건강과 관련된 문제가 있었다”고 하고, 11%는 “친구 관계와 사회생활에 곤란을 겪었다”고 하였다.

음주로 인한 경제적 총비용을 ‘캐나다 물질남용센터(CCSA)'는 184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총생산의 2.7% 수준이다.  이 추산액의 60%는 생산성 손실로 가장 크며, 나머지는 작업장 손실액, 예방 및 치료비용, 화재와 교통사고 비용, 행정 비용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알코올중독자가 47만 6,800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그 수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캐나다도 음주운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교통사고 중의 가장 큰 원인이 음주운전이다.  16세 이상의 인구 10만 명 중 677명이 음주운전 범칙자라고 한다.  그러나 캐나다에서의 음주문제는 줄어들고 있다.  알코올중독자의 수, 건강상의 문제, 음주운전 사고 등 각종 통계치는 하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 알코올 문제에 대한 정책

캐나다에서는 연방정부에서 술의 제조, 수입, 수출을 관장하고 있으며, 각각의 주에서 술의 유통을 규제하고 있는 등 다양한 주류 통제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국산 맥주와 와인의 경우는 정부와 민간이 모두 판매권을 가지고 있지만 증류주, 수입 와인, 맥주의 판매권은 주정부에서 가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술에 대해 허용적인 퀘벡 시에서는 식료품점에서 맥주와 와인의 판매를 허용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주가 많다.  그렇지만 현재 술을 파는 장소와 판매 시간은 증가하는 추세다.

캐나다는 전통적으로 술값이 비싸 미국으로 술 쇼핑을 일상적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1991년의 술 쇼핑 여행객은 6,020만 명까지 되었다.  캐나다 달러의 약세와 관세법의 강화로 줄기는 했지만 그 수는 아직도 적지 않다.  교역 자유화 이후 술값이 점점 싸져 술 소비를 부추기고 있지만, 영세민에게는 아직도 술값이 비싸 알코올 성분이 있는 액체 구두액을 먹는 중독자가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앨버타 지역에서는 이른 시간에 술을 싸게 팔아 음주 피해를 줄이는 제도까지도 생겨났다.

미국에서 음주연령을 올린 것과는 달리 캐나다에서는 법정 음주연령을 20~21세에서 18~19세로 낮췄다.  뉴브런즈윅과 매니토바에서는 부모 감독하의 음주를 허용하고 있고, 앨버타, 브리티시 콜롬비아, 온타리오 주 등에서는 미성년자의 주택 내 음주가 허용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의 영향으로 캐나다의 술집에서 미성년자를 보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미성년자에게 술을 제공한 술집에게 내리는 범칙금이 적지 않지만 이러한 현상이 빈번함은 캐나다인의 술에 대한 허용적 태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연방법에 맥주와 와인과 같은 저도주에는 술 광고를 허용하고 있었는데, 알코올 도수 7%이상인 증류주도 광고를 하려고 시도하였다.  연방법원은 헌법에 규정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규정, 증류주에 대해서도 술 광고를 허용했다.  한편 주류업체와 사용자 단체들은 스포츠 행사나 문화 이벤트 사업 등에 광범위한 후원을 하고 있다.

정부가 하는 알코올의 통제정책에 대해 대부분의 캐나다인은 찬의를 표하고 있다.  식료품점에서의 술 판매에 대해 67%가 반대하고 있다.  술병의 건강에 대한 경고 표시에 찬성이 70%, 술 광고에 대한 반대도 상당수 되며, 주세의 증대에도 절반이 넘는 수가 반대하지 않는다.  법정 음주연령을 올리자는 의견에도 절반이 찬성하고 있으며, 주류 판매업소의 영업시간을 줄이자는 데에도 찬성이 많다.

◆ 예방과 치료

음주에 대단히 허용적 태도를 보이고 술 문제가 많은 만큼 캐나다는 예방 프로그램을 상당히 포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예방산업은 최근 특히 술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환경변화에 중점을 두는 접근 방법에 주력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예방 프로그램은 커뮤니티보다는 학교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대안적 수단인 사회 기술훈련, 문화, 예술, 체육 등 광범위한 예방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치료는 입원 프로그램 위주였는데 입원 및 통원치료 프로그램으로 다원화하고 있다. 이는 비용효과성을 감안해서도 그렇고 고객의 다양한 욕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해독 시설, 장단기 거주시설, 외래 프로그램 등이 주로 도시를 거점으로 하여 상당히 많다.  자조집단의 활동도 활발하다.  캐나다인들은 주로 알코올 문제를 생활습관에 기인한 질병으로 인식하고 있다.  문제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접근 방법으로는 기초예방, 초기 관여, 건강증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출처 : 알코올백과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